말복은 입추 후 첫 번째 드는 경일을 말하며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을 이루며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이라고 한다.
말복은 입추 뒤에 오기 때문에 중복과 말복 사이의 간격이 20일이 되어 초복과 말복 사이가 30일이 될 수도 있는데 이 때는 월복이라 한다.
복날에 더위를 이기기 위해 먹는 음식을 복달임이라 하는데, 말복에는 주로 복죽을 먹으며 복수제비라 하는 생선탕을 먹기도 하는데,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민어탕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닭백숙에 마늘을 듬뿍 넣어 끓인 마늘계를 먹는데, 마늘계 3마리를 먹으면 겨울에 감기가 안 든다고 한다.
말복이 지나면 더위가 완전히 지났다고 여긴다.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며 복(伏) 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가을철 금(金)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 [屈伏]는 의미로,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오행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여름 불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라는 뜻으로 복종한다는 뜻의 복(伏) 자를 써서 삼복이라 하였다.
천간(天干: 십간) 중 경일을 복날로 삼은 까닭은, 경(庚)은 속성상 약하고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이며,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금은 사계절 중 가을이기 때문에 금의 기운이 내장되어 있는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뜻이다.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일 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복날에는 개장국과 삼계탕을 즐겨 먹었으며 특히 복날 한적한 숲 속의 냇가로 가서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복달임, 복놀이라 했으며, 함경도에서는 개 잡는 것을 개놀음이라 불렀다.
또 복날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하여 팥죽이나 수박, 참외를 먹었고 1800년대 유만공(柳晩恭)은 복날의 풍경을 이렇게 읊었다.
“참외 쟁반에다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푸줏간에는 염소와 양 잡는 것을 보지 못하겠고, 집집마다 죄 없는, 뛰는 개만 삶아 먹는다.”
복날 각 지방에서는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더위를 잊었는데, 서울에서는 삼청동 성조우물물을 먹으며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였다.
이날 부녀자들은 약수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고 하여 해마다 행하였는데, 이를 ‘물 맞는다’라고 한다.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복날의 날씨가 벼를 자라게 하며 그래서 벼는 복날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고 하여 초복은 벼가 한 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떡과 전을 장만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데, 이를 복제(伏祭)라 한다.
삼복 날씨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며 삼복에 비가 오는 것을 삼복비라고 하는데, 전남에서는 복날의 비를 농사비라 하여 기다리며 부산에서도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강원도에서는 천둥이 치면 산과가 흉년이 든다고 여기며 대추나무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때 비가 오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하여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은 지역은 대추농사를 많이 짓는데, 말복날 비가 오면 대추가 흉년이 들어 가계가 어려워지므로 시집가기 어려워진다는 말이며 강원 지역에서는 주로 초복에 거미를 잡아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두며, 감기에 걸렸을 때 그 가루를 먹는다.